검사에는 이상이 없다는데, 계속 아프신 분께
"사진 찍어봐도 멀쩡하대요." 이 말을 하시면서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는데, 엑스레이도 MRI도 피검사도 다 정상. 여러 치료를 받아보셨는데 그때뿐이고 오래가지 않았다고 하십니다.

이런 분들은 아픈 것 자체보다, 아무도 원인을 말해주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더 힘들어하십니다. 꾀병 취급을 받았다는 분도 계십니다.
검사에 안 잡히는 통증도 있습니다
검사는 구조를 봅니다. 뼈가 부러졌는지, 디스크가 튀어나왔는지. 그런데 통증은 구조만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근육이 오래 굳어 있거나,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예민해져 있거나, 몸의 긴장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이 지쳐 있으면, 사진에는 아무것도 안 나와도 몸은 계속 아픕니다.
섬유근육통, 만성 근막통증, 자율신경 문제로 오는 통증이 대개 이런 경우입니다. 이름은 달라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통증이 여기저기 옮겨 다니고, 잠을 잘 못 자고, 늘 피곤하고, 날씨나 스트레스에 따라 심해집니다. 아픈 자리만 봐서는 잘 풀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아픈 자리보다 사람을 먼저 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분이 오시면 아픈 데를 묻기 전에 다른 것부터 여쭤봅니다. 잠은 몇 시에 드시는지, 자다 깨는지, 소화는 되는지, 손발은 찬지, 요즘 마음을 누르는 일이 있는지. 어떤 자세로 일하시는지도 봅니다.
이걸 종합하면 그분의 통증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대략 그림이 그려집니다. 어떤 분은 잠이 문제고, 어떤 분은 20년 된 작업 자세가 문제고, 어떤 분은 속을 끓인 세월이 문제입니다. 같은 "온몸이 아프다"라도 출발점이 다르니 치료도 달라집니다.
한의원에서는 이렇게 접근합니다
침은 굳은 근육과 예민해진 신경을 직접 다루는 방법입니다. 근막통증에는 아픈 자리뿐 아니라 그 통증을 만드는 근육의 뭉친 점을 찾아 놓습니다. 오래된 통증에는 봉독요법을 같이 쓰기도 합니다. 다만 봉독은 벌 알레르기가 있는 분께는 쓰지 않으며, 처음에는 반드시 소량으로 반응을 확인한 뒤 진행합니다.
한약은 체질에 맞춰 씁니다. 같은 통증이라도 몸이 차고 기운이 처진 분과, 열이 뜨고 긴장이 많은 분은 처방 방향이 다릅니다. 잠을 못 자서 통증이 심해지는 분은 잠부터, 소화가 안 돼 약을 못 드시는 분은 소화부터 봅니다.
그리고 생활입니다. 자세, 잠자리 시간,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이것을 같이 바꾸지 않으면 통증은 다시 돌아오기 쉽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처방만큼 중요하게 봅니다.
시간이 걸립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몇 년 된 통증이 몇 번 치료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몸이 통증을 기억하는 데 걸린 시간만큼은 아니어도, 풀어내는 데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처음 오시면 몇 달을 내다보고 계획을 함께 세웁니다. 중간에 좋아지고 나빠지고를 반복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말은 "아프지 않다"는 뜻이 아닙니다. 원인이 검사 밖에 있다는 뜻일 뿐입니다. 그 원인을 같이 찾아보고 싶으시면 오세요.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나누기 위한 것으로, 특정한 치료 효과를 약속하지 않습니다. 같은 증상도 체질과 몸 상태에 따라 접근이 달라지므로, 실제 진단과 치료는 진료를 통해 결정해 주세요. 봉독요법은 알레르기 반응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반드시 전문가 판단 아래 시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