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만 되면
가려운 피부
보습제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몸 안쪽을 함께 봅니다
안녕하세요, 시온부부한의원입니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부쩍 늘어납니다.
"여름엔 괜찮은데 겨울만 되면 정강이가 하얗게 일어나고, 밤에 자려고 누우면 가려워서 잠을 못 자요."
보습제를 아무리 발라도 그때뿐이라는 이야기도 자주 듣습니다. 오늘은 겨울철 피부가 왜 마르는지, 그리고 바르는 것 말고 무엇을 더 할 수 있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겨울에 피부가 마르는 세 가지 이유
계절이 만드는 조건
- 공기 자체가 건조합니다 — 기온이 낮으면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분의 양이 줄어듭니다. 여기에 난방까지 더해지면 실내 습도가 20~30%까지 떨어지기도 합니다.
- 피지 분비가 줄어듭니다 — 피부 표면의 얇은 기름막은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잡아주는 뚜껑 역할을 합니다. 기온이 낮아지면 이 분비가 줄어 뚜껑이 얇아집니다.
- 뜨거운 물이 남은 기름막까지 씻어냅니다 — 추운 날의 뜨거운 샤워는 가장 흔하면서도 가장 놓치기 쉬운 원인입니다.
한의학은 '진액(津液)'으로 봅니다
피부는 몸 안쪽의 상태가 드러나는 자리입니다
한의학에서는 몸을 적시고 윤기를 주는 체액 전반을 진액(津液) 이라고 부릅니다. 진액이 넉넉하면 피부에 윤기가 돌고, 부족해지면 마르고 거칠어지며 가려움이 생깁니다. 그래서 오래된 건조증은 피부 표면만의 문제가 아니라 몸 안쪽에서 진액을 만들고 실어 나르는 힘의 문제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겨울의 찬 기운이 더해지면 기혈의 순환이 느려집니다. 특히 심장에서 먼 정강이와 팔뚝 바깥쪽부터 하얗게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체질에 따라 다르게 마릅니다
같은 건조증, 다른 결
- 소양인 — 열이 위로 뜨는 체질. 속에서 열이 진액을 말리는 형태라 갈증이 잦고 밤에 몸이 더워지면서 가려움이 심해지는 편입니다.
- 태음인 — 안으로 쌓아두는 체질. 피부가 두툼하고 각질이 두껍게 일어나며, 긁으면 자국이 오래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 소음인 — 속이 찬 편인 체질. 순환이 약해 손발이 차고, 얇고 건조한 피부에 잔주름처럼 갈라지는 양상이 흔합니다.
오늘부터 해보실 수 있는 것들
씻는 습관부터
- 물 온도를 38~40도 정도로. 김이 확 오를 만큼 뜨거우면 이미 높습니다.
- 샤워는 10분 안쪽으로 짧게. 매일 전신에 비누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 때수건으로 미는 습관은 겨울에는 잠시 접어두세요. 각질층은 수분을 지키는 벽입니다.
- 물기를 문질러 닦지 말고 수건으로 눌러 흡수시키세요.
바르는 순서
- 샤워 후 3분 안에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핵심입니다. 피부에 물기가 남아 있을 때 발라야 그 수분이 갇힙니다.
- 가려운 곳만이 아니라 팔다리 전체에 넉넉히 펴 바르세요.
- 향이 강한 제품은 건조한 피부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생활 환경과 먹는 것
- 실내 습도는 40~60%. 난방을 켠 방에는 젖은 수건이나 가습기를 두세요.
- 미지근한 물을 자주 나누어 드세요. 커피와 술은 오히려 수분을 빼앗습니다.
- 전기장판을 켜고 자면 밤새 피부가 마릅니다. 온도를 낮추고 사이에 얇은 이불을 한 겹 두세요.
- 모직이나 거친 소재가 살에 직접 닿으면 가려움이 심해집니다. 안에 면 소재를 한 겹 입어보세요.
한의원에서는 이렇게 접근합니다
오래된 건조증으로 오시면, 먼저 그것이 진액이 부족한 쪽인지 순환이 막힌 쪽인지, 혹은 속의 열이 진액을 말리고 있는 쪽인지를 가늠합니다. 체형과 맥, 소화와 대소변, 땀과 잠의 양상을 함께 살펴 체질을 판단한 뒤 방향을 정합니다.
진액이 부족하다고 보면 채워주는 계열의 처방을, 순환이 문제라면 기혈의 흐름을 돕는 방향을 바탕으로 삼고 그분의 상태에 맞춰 조정합니다. 같은 건조증이라도 처방이 갈리는 이유입니다.
이럴 때는 진료를 받아보세요
아래는 참고를 위한 신호이며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 긁어서 진물이 나거나 딱지가 앉는다
- 가려움 때문에 잠을 설치는 날이 이어진다
- 계절과 상관없이 연중 건조하고 가렵다
- 피부가 두꺼워지고 색이 짙게 변했다
- 발진이 몸 전체로 번진다
겨울철 건조증은 대부분 생활 습관을 손보는 것만으로도 한결 나아집니다. 다만 매년 같은 시기에 똑같이 반복되고 바르는 것만으로 잡히지 않는다면, 몸 안쪽의 조건을 한 번 살펴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증상과 체질에 따라 진단과 치료 방향은 달라지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한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진행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