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먹으면 간 나빠지지 않나요? — 걱정하시는 분께 드리는 답
한약을 권해드리면 열 분 중 서너 분은 같은 질문을 하십니다. "한약 먹으면 간 나빠진다던데요." "신장에 무리 가는 거 아니에요?"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 인터넷에서 본 글 때문에 걱정이 앞서는 것입니다. 당연한 질문이고, 저는 이 질문을 반갑게 받습니다. 약을 드시는 분이 마땅히 물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연구는 이렇게 말합니다
막연한 소문보다 조사된 숫자를 먼저 보여드리겠습니다. 국내 여러 한방병원에 입원해 한약을 복용한 환자 1,000여 명을 미리 정해둔 기준으로 추적한 연구가 있습니다. 한약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된 간 손상은 1%가 되지 않았고, 발생한 경우도 대부분 가벼운 수준이었습니다. 신장 기능도 복용 전후 수치를 비교한 국내 연구들에서 의미 있는 악화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이 숫자를 두고 한의계에서는 "한약은 흔히 먹는 음식이나 다른 약과 비교해도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다만 "그러니 아무 한약이나 마음 놓고 드세요"라는 뜻은 아닙니다. 조건이 있습니다.
진짜 조심해야 하는 경우
간이나 신장에 문제가 생긴 사례를 들여다보면 대개 공통점이 있습니다.
- 출처를 알 수 없는 약재를 사서 직접 달여 드신 경우
- 건강식품이라며 한약재를 오랫동안 많이 드신 경우
- 간질환이나 신장질환이 이미 있는데 말하지 않고 드신 경우
- 여러 종류의 양약과 함께 드시면서 확인하지 않은 경우
한의원에서 처방하는 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기준을 통과한 규격 약재를 씁니다. 그리고 처방하기 전에 어떤 약을 드시는지, 간이나 신장에 병력이 있는지 여쭤봅니다. 이 두 가지가 지켜지면 위의 위험은 대부분 걸러집니다.
저희는 검사로 확인하면서 드시게 합니다
말로만 안심시켜 드리는 것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시온부부한의원은 소량의 혈액으로 간기능, 신장기능, 혈당, 콜레스테롤 등 열 가지 항목을 분석하는 혈액검사 장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결과는 당일에 나옵니다. 어떤 장비인지는 장비 소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래서 걱정되시는 분께는 이렇게 진행합니다.
- 한약을 드시기 전에 한 번 검사해서 원래 수치를 확인합니다.
- 한 달 정도 드신 뒤 다시 검사해서 달라진 것이 없는지 봅니다.
- 간이나 신장 병력이 있거나 양약을 여러 가지 드시는 분은 검사 간격을 더 촘촘하게 잡습니다.
수치를 눈으로 보고 나면 대부분 마음을 놓으십니다. 만에 하나 수치가 움직이면 약을 조정하거나 중단하면 됩니다. 확인하지 않고 드시는 것과, 확인하면서 드시는 것은 다릅니다.
이런 분은 미리 말씀해 주세요
B형·C형 간염이 있거나 지방간이 심하다는 말을 들으신 분, 신장 수치가 높다고 들으신 분, 항응고제나 면역억제제처럼 다른 약과 상호작용이 있을 수 있는 약을 드시는 분, 임신 중이거나 계획 중인 분. 이런 분들은 한약을 못 드시는 것이 아니라, 처방을 달리하고 검사를 더 자주 하면 됩니다. 처음 오실 때 말씀해 주시면 그에 맞게 잡아드립니다.
한약을 두고 걱정하시는 마음은 이해합니다. 그 걱정을 없애는 방법은 "괜찮다"는 말이 아니라 확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확인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춰두었습니다. 궁금하신 것은 언제든 물어보세요.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나누기 위한 것으로, 특정한 치료 효과나 안전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개인의 병력과 복용 중인 약에 따라 한약 처방과 검사 계획이 달라지므로, 실제 판단은 진료를 통해 결정해 주세요. 복용 중 피로, 황달, 소변 색 변화 등 평소와 다른 증상이 있으면 바로 알려주세요.